연기 칼럼

들뢰즈 리좀,연기 캐릭터 분석을 어떻게바꿀까?

KD4 액팅 스튜디오 2026. 5. 22. 14:00
목차
1. 캐릭터의 '정답'을 찾고 있나요?
2. 선형적 분석의 함정: '왜?'라는 질문에 갇히다
3. 리좀적 사고: 중심도, 시작도, 끝도 없는 연기의 네트워크

캐릭터의 '정답'을 찾고 있나요?

대본을 처음 받아 들면 우리는
종종 탐정이 됩니다.

"이 인물은 왜 이런 말을할까?"

"과거의 어떤 사건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지며 인물의 행동에 대한
단 하나의 결정적 원인,
즉 '정답'을 찾으려 애쓰죠.

마치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해
줄기와 가지로 뻗어 나가는
나무처럼, 캐릭터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줄 핵심적인 '뿌리'를
찾으면 안심이 되거든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우리
자신을 한번 돌아보세요.
어제는 한없이 다정했지만
오늘은 사소한 일에 날이 서
있기도 하고,

모두가 웃는 코미디 영화를
보며 문득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우리의 감정과 행동은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훨씬 복잡하고 다층적인
네트워크에 가깝지 않나요?

연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캐릭터를 하나의 나무로 보는
선형적 분석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비로소 살아 숨 쉬는
인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선형적 분석의 함정: '왜?'라는 질문에 갇히다

A라는 사건 때문에 B라는
감정을 느끼고,
그래서 C라는 행동을 한다는
식의 인과관계 분석은 캐릭터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입니다.

분명 효과적이고 필요한 과정이죠.
하지만 이 방식에만 매몰되면
스스로 함정을 파게 됩니다.

"이 인물이 왜 여기서
화를 내는지 모르겠어요."

얼마 전, 한 동료 배우가
레슨 중에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대본의 모든 정보를 샅샅이
뒤져봐도, 그가 맡은 인물의
갑작스러운 분노를 설명할 명확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거죠.

그럴 때 우리는 종종 연기를
멈추고 머리로 '정답'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우리는 '지금, 여기'
의 살아있는 교감을
놓치게 됩니다.

캐릭터의 모든 행동에 논리적인
이유를 붙이려는 시도는 인물을
납작하게 만듭니다.

사람은 논리로만
움직이지 않으니까요.
바로 이 지점에서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리좀' 개념은
우리 배우들에게 아주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리좀적 사고: 중심도, 시작도, 끝도 없는 연기의 네트워크

리좀은 생강이나 잔디처럼 중심
줄기 없이 땅속에서 수평적으로
뻗어 나가는 뿌리줄기를 말합니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죠.
어떤 지점이든 다른 모든 지점과
연결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들뢰즈는 이러한
리좀의 특성을 빌려와,
위계질서 없이 수평적으로
연결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유 체계를 '리좀적 사고'
라고 불렀습니다.

이것을 캐릭터 구축에 적용해볼까요?

선형적 분석에서

'어릴 적 부모에게 받은 상처'

라는 뿌리는

'타인에 대한 불신'
이라는 줄기로 곧장 이어집니다.

하지만 리좀적 사고에서는 다릅니다.

'어릴 적 상처'
'타인에 대한 불신'
연결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창문 밖으로 보이는
비 오는 풍경'
'어젯밤 먹은 매운
떡볶이의 맛'
'상대 배우의 미세한
눈 떨림'

과도 아무렇지 않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이
캐릭터의 내면에서  영향을 주고
받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거죠.

얼마 전 수업에서 파트너와
아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연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파트너가 입고
있던 셔츠의 무늬가 눈에 들어왔고,
그 무늬가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있던 이불 무늬와 닮았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 순간, 아무 상관없는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울컥 차오르면서
제 대사의 톤이 바뀌어 버렸죠.
파트너는 제 변화를 감지하고
또 다르게 반응했고요.
이것이 바로 현장에서 발견되는
리좀적 연결입니다.


마이즈너 테크닉의 핵심인 '반복'
훈련은 이러한 리좀적 연결과
다중성을 발견하는 아주 훌륭한
도구입니다.

우리는 파트너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에만 진실하게 반응합니다.

"너는 지금 불안해 보여."
"나는 불안하지 않아."

같은 말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논리적 사고가
멈추고 숨겨져 있던 감정과
충동이 표면으로 드러납니다.

이것이 바로 머리로
분석하는 연기가 아닌,
몸으로 체험하는
리좀적 연기의 순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리좀적 사고가 캐릭터 분석에 실제로 도움이 되나요?

캐릭터의 모순된 행동을 논리로
설명하려 하면 막힌다.
리좀은 그 모순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한다.

Q. 기존 인과관계 분석을 버려야 하나요?

버리는 게 아니라 확장하는
거다.
인과관계 분석을 기반으로 하되,
거기서 설명이 안 되는 지점을
리좀으로 열어둔다.

Q. KD4에서는 어떻게 훈련하나요?

레피티션 훈련에서 예상 못한
반응이 나올 때 그것을 틀렸다
하지 않고 새로운 연결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한다.

Q. 리좀 개념이 너무 추상적인데 현장에서 쓸 수 있나요?

'왜?'에 막혔을 때
'그냥 그렇다' 고 두는 것부터
시작하면된다.
그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한다.


이 글의 작성자 — KD4 액팅 스튜디오 대표 권동원
• 프로 배우 400명+ 액팅 코칭 | LA 마이즈너 워크샵 수료
• 출연: 무빙2(2026), 중증외상센터(2025), 강철비2(2021) 外
• 수강배우 70명+ / 캐스팅 달성 50명+ | K-웹드라마 어워드 연기상

KD4 ACTING STUDIO

마이즈너 테크닉 기반 | 출연영상 제작 | 캐스팅 연계

문의: 카카오톡 오픈채팅 | 010-8564-0244

https://kd4.club/